아오키의 법칙(青木率의 붕괴)

2023. 12. 9. 13:23사설, 칼럼

자유민주당(자민당)에서 참의원의원을 지내고, 참의원 간사장, 오키나와 개발 장관, 내각 관방장관 등을 지낸 아오키 미키오(青木幹雄, 올해 6월 11일 사망)라는 사람이 낸 법칙이 일본 뉴스에서도 가끔 다뤄지곤 한다.

그가 내세운 이론(아오키 법칙, 아오키 방정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이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내각 지지도 + 여당 지지도(이걸, 아오키률 青木率이라고 부른다.)가 50%보다 낮으면 정권이 붕괴되거나 운영이 매우 어려워진다는 것

국정선거(중의원, 참의원)에서 여당 제1당의 현재 의석 수에 아오키률을 곱한 게 다음 선거에서 그 당이 얻게 되는 의석이라는 이론이다. 두 번째 거는 솔직히 잘 안맞는 거 같아서 첫 번째 법칙이 많이 언급되고 잘 맞는 편이다.

그도 그럴 게 50%를 못 넘을 정도면 정권에 대한 기대감이 없는 거니까 사실 당연한 건데 수치를 딱 50%라고 제시하니까 아오키률이라는 말이 생긴 듯하다.

지지도는 정확히 어느 기관에서 조사한 수치만을 따진다는 내용은 딱히 없는 거 같다. 하지만, 보통 레거시 미디어(신문사, 방송국)에서 진행하는 여론조사를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마이니치신문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지지도는 25%, 자민당 지지도는 23%였다. 9월에는 각각 25%,26%로 둘을 합하면 51%P였는데, 이번에는 48%P로 줄어들었고, 아오키가 말한 50%선이 붕괴됐다.

감세 얘기가 나오면서 중의원 해산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 감세를 어떻게 해도 욕을 먹기 좋은 타이밍이다. 감세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게 소비세인데 그게 쉽지 않을 거 같아 보인다.

(3대 세원이 소비세, 소득세, 법인세인데 소득세 감세도 있지만, 소비세 쪽이 많이 언급된다.)

감세와 해산설로 불을 피우다가 알맹이도 없는 정책을 내놓으면 괘씸죄로 더 욕 먹을 거다.

만약에 감세를 한다고 해도 이번에 유가 상승 등에 따른 보정예산(추경)에 15~20조엔을 태운다는 얘기가 있어서 소비세 등을 감세하면 재정에 빵꾸가 제대로 나서 국채를 더 찍어야 되는 더 악순환으로 빠질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만약에 소비세 혹은 소득세의 감세를 해낸다면 그건 큰 결단을 하긴 한거라고 인정. 그렇게 하고 해산을 하면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 (17일에 밤에 나온 자민당 내부 제안을 입수했다는 언론들 보도에 의하면 소득세 인하 뭐 그런 내용은 없다고 하는 뉴스가 나오긴 했다. 스스로 관짝으로 들어가는 자민당.)

실질 임금도 전년 대비 -2.5%로 17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 중이며, 9월 25일 기자회견 때 했던 감세 얘기도 진짜 개쓸모없는 걸 '검토'하는 수준이다.

임금 올려주면 세금 감면하는 제도 강화

특허 등의 소득에 대한 감세제도 창설

스톡옵션 감세 조치 충실히하는 걸 검토하는 게 다다.

한국에선 기시다 지지도가 하락했다는 뉴스만 나오고 딱히 시사점은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새롭게 나온 감세 대책도 1년 정도만 하는 한시적인 대책이다. 그게 감세라고 할 수 있나.

자민당을 대신할 일본유신회가 크게 떠오르고 있는 걸 한국에서는 아는데 말을 안하는 건지 몰라서 얘기를 안하는 건지...

전자면 한국에는 자유주의적 경제관을 가진 사람이 없는 거고 후자면 공부를 안하는 거고 어느 쪽이건 한국에 불행한 일인 건 같아보인다.

난 10월 해산이 없을 거라고 보는데 만약에 그렇다면, 내년 여름이 끝나갈 즈음에 중의원 해산이 있을 확률이 높다.

자민당 총재 선거를 할테고 거기에서 총재가 된 사람이 기시다가 아니라면 새 정권을 맞아 지지도가 높을 때 해산을 하거나

기시다가 총재를 한 번 더해도 국민들의 지지를 확인해야 하는 명분이 있으니 해산은 필수다. 어차피 해산을 안해도 중의원선거가 2025년에는 반드시 진행되니까 상황상 자민당 총재 선거 즈음에 해산은 피할 수가 없다.

그렇게 되면 일본유신회는 대략 130~170석 정도는 얻을 거 같다.

정치라는 게 워낙 변수가 많아서, 예를 들면 누가 엄청난 비리가 터졌다거나, 아베-통일교 같은 사건이 터진다거나 어느 당에서 내부 갈등으로 탈당이 나온다거나 뭐 이런 변수가 워낙에 많아서 사실 예상하는 게 의미가 없기는 한데

이대로 무난하게 삽질하고 가면 130~170석 저정도는 될 거 같다. 큰 일이 없으면 단독 정권은 조금 어려울 거 같지만 약 10개월 사이에 뭔 일이 있을 지 모르니...

기시다가 내부 개혁은 절대 안할테니 그거 말고 지지도를 만회할 방법이 하나 있긴한데 중국이 대만을 침략하고 그에 대한 일본의 대처가 엄청나게 국민들의 호감을 사면 가능하긴 하다. 이게 1년 내에 있을 리는 없어 보인다.

 

아무튼 이대로면 자민당-일본유신회 연립 정권이 나올 가능성이 가장 높고, 일본유신회에서 가장 좋게 평가하는 스가 요시히데가 연립 정권 총리가 될 가능성이 제일 높아보인다.

일본유신회에서 중의원 후보를 내기 가장 어려운 지역구(상대랑 친해서 싸울 수가 없는 지역구) TOP3가

스가 요시히데 지역구(가나가와 2구), 마에하라 세이지 지역구(교토 2구), 스즈키 무네오 딸 지역구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였다. 스즈키 무네오는 탈당했으니 이제 빼고 두 곳만 남긴 한다.

일본유신회가 단독 과반은 못해도 제 1당이 되는 시나리오도 가능은 하다.

이러한 시나리오도 전자책에 실려있으니 궁금하면 사서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