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의 미래 저자 가라카마 다이스케 애널리스트의 엔화 약세 이야기

2023. 12. 6. 17:49사설, 칼럼

카라카마 다이스케의 발언에 대한 주제는 크게 3개다.

첫 번째는 (다른 통화에 비해) 압도적으로 약한 엔화

두 번째는 외화자산을 갖지 않는 것의 리스크

마지막은 엔화 약세가 장기 트렌드로 자리잡냐는 것이다.

1번은 그야말로 개요에 가깝고, 2번은 어떻게 보면 일본 사람들한테만 유용한 정보라고 볼 수 있는데, 여기가 분량이 가장 크다. 마지막이 블로그에 오는 대부분이 기대하는 내용일 거 같은데 여기가 분량이 제일 적다.

나의 의견이 들어간 부분은 굵은 글씨로 된 밑줄로 표시하고 영상에서 나온 내용은 밑줄 없이 하겠다.

먼저 엔화의 현실은 전의 글에서 설명한 것처럼 엔화보다 약한 게 지금 터키 리라, 러시아 루블, 아르헨티나 페소 밖에 없다고 하는 내용이 있을 정도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위의 그래프는 엔과 동남아시아 5개국(싱가포르 달러, 태국 바트, 인도네시아 루피아, 말레이시아 링깃, 필리핀 페소)의 명목실질 환율을 비교한 것이다.

2022년 1월 시점이 100이라고 했을 때를 기준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가치가 어떻게 되는 지를 보여주고 있다. 엔화가 압도적으로 꼴지다.

필리핀이나 태국도 뭐 내놓고 무시할 수준은 아니지만, 경제적으로 봤을 때 그렇게 높이 평가받는 수준은 아닌데도 그런 나라들보다 한참 떨어지는 게 엔화의 현주소다.

그럼 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났느냐가 중요할 것인데, 가라카마 애널리스트는 일단 일본의 무역적자와 성장률(잠재성장률도 포함일 듯)을 지적한다.

저 동남아 국가들은 일본에 비해서 경제 규모는 작지만 그래도 성장률이 나오는 국가들이다. 그리고 고령화률도 일본보다는 훨씬 나은 상황이다. 싱가포르는 약간 예외로 두고.

그래서 앞으로 통화의 가치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평가절하가 덜 된다는 것을 요인으로 들었다.

반면에, 일본은 성장률도 낮고 무역적자도 심해지고 있다. 이게 약간 개도국형(개발도상국을 일본어로는 발전도상국 発展途上国이라고 한다. 출연자들은 신흥국이라고 표현했는데 개도국이라고 하는 게 더 어울리는 듯.) 구조라고 지적을 한다. 작년에도 일본은 20조엔 정도 무역적자가 있었다.

나도 이 의견에 대체로 공감하는 편이다. 자국 통화를 강제적으로 낮춰서 수출로 돈버는 건 성장하는 개발도상국이나 하는 건데 이런 걸 일본이 하니까 결과가 좋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고 이걸 하면서 규제 완화라거나 공공부문 구조조정이라거나 하는 거라도 했으면 나았겠지만, 자민당 정권에서 가장 최근에 있던 좀 큰 공공부문 구조조정이라고 해봐야 약 20년 전에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에서 했던 일본우정 민영화 정도다.

일본우정도 민영화라고는 해도 아직도 정부가 30% 정도 지분을 갖고 있으니...

또한, 규제완화라는 건 다른 나라도 다 하는 수준의 소소한 것으로 특별한 걸 거의 찾아볼 수가 없는 수준이다.

내가 생각하는 21세기 일본의 산업 관련 규제완화 1위는 관광비자 절차 간소화(스가 요시히데가 주도)가 아닐까 싶다. 이것도 거의 20년 전 일이다.

물론, 일본은 대외 순자산이 400조엔 정도라서 자본수지 등으로 경상수지 자체는 그런대로 흑자인데

무역에서 돈을 엄청나게 잃고 있으니 무역을 하는 입장에서는 캐쉬 플로우가 마이너스라는 걸 지적하고 있다. 그 부분도 통화 평가절하의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또한, 일본은 성장률도 낮다는 건데 사실 뒤에도 나오지만 이걸 잘 해결할 것이냐에 대한 답에는 이 애널리스트도 시원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엔화 강세가 되냐는 얘기가 있는데 어떻냐는 진행자의 얘기에는

"우리도 몰라요 (다들 알잖아요?) ..." 약간 이런 느낌으로 대답하고 있는 거 같다.

그리고, 나쁜 엔화 약세(悪い円安)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TSMC가 공장도 짓고, (마이크론에도 지원해주고) 해외에서 일본으로 리턴하는 일본 국내기업도 있지만 그 정도로는 택도 없다는 식으로 지적하고 있다.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해외 기업들이 투자를 해도 성장률이 낮으면 다시 빠져나가니까 쉽지 않다는 말과

 

외국인이 엔화 약세를 틈타 일본 부동산, 주식에 투자하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 이런 자조도 있다는 말을 했다. (부동산, 주식) 가격이 올라가는 게 아니고 (가치가 쭉쭉 빠지는 엔화를 들고만 있는) 우리가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라는 자조.

리버스 손 마사요시식 자조가 아닐까 싶다.

일본의 엔화 환율을 명목과 실질 실효환율을 보여주고 있다. 명목은 말 그대로 증권/투자 어플 켜면 나오는 달러/엔 환율과 같은 그 수치 자체를 의미하고

실질 환율은 물가 등을 포함해서 말 그대로 실제로 느끼는 환율을 말하는데 실질 환율이 5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만큼 엔화가 약세를 보인다는 걸 드러내고 있다. 2010년 시점이 기준으로 100이라고 가정했을 때이다.

이런 상황인데 일본 사람들은 어떻게 하고 있냐는 것도 보여주고 있다. 투자신탁회사(개인 아님)가 가진 일본 국내 주식과 외국 주식의 누계치를 보여주고 있다. 기준점은 2012년 3월이다.

2023년으로 들어가면 투자신탁이 해외 주식을 순 누적으로 10조엔에 가까운 금액을 매수했고, 국내 주식은 -5조엔 정도로 누적되어 있다.

물론 개인투자자들은 일본주식을 어느 정도 갖고 있어서 올해 자산 증가가 꽤 됐지만, 투자신탁은 일본주식을 버리고 해외 주식에 거의 몰빵하다 시피하는 수준이다.

 

일본 가계가 가진 투자신탁 금액이 약 100조엔이라고 한다. 100조엔이 전부 주식일리가 없으니 해외주식 10조엔 순매수가 적은 금액은 아닐 거 같다.

류코쿠대학(龍谷大学)의 경제학부 타케나카 교수의 추정에 따르면, 일본의 가계가 2001년도 말 기준으로 주식과 투자신탁을 보유하고 있는 비율이 당시의 유로화 사용권역 국가의 그것과 같은 수준이었다면 (그리고 그게 유지됐다면이라는 전제도 들어갔을 듯하다.)

2021년 말 기준으로 일본 가계의 자산은 2021년 실제 보유 금융자산 보다 1114조엔이 늘어났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한다.

이 말은 일본 사람들이 현금만 쌓아놓고 투자를 안하니까 금융자산 증가도 저조하다는 걸 보여주려는 것.

그러면 외화 자산을 갖는 게 좋냐고 봐야되나 하기도 하는데 그렇게 되면 엔화로 가진 현금이 빠져나가서

일본 정부가 찍는 일본 국채를 소화할 수 있는 돈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걱정도 생기고 그에 대한 논의도 해야할 거 같다는 식으로 얘기하고 있다. 이 부분은 뭐 그렇게 중요하진 않은 듯하다.

현금을 돌리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냐는 얘기 중에 나온 것인데 일본 사람들은 남들이 하면 다 같이 하니까 투자로 돈을 버는 걸 대중 매체 등으로 보여주면 다들 거기에 뛰어들 수도 있다 뭐 이런 식의 얘기를 하고 있다.

남이 한다고 하면 다 따라하는 건 거의 어디를 가나 공통이긴 한데 일본도 일본인은 남들이 하면 다 따라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나보다.

기시다 정권에서 경제대책으로 내놓은 거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있는데, 굳이 언급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맨날 추상적인 말을 재탕만 하고, 1년 안에 총리가 바뀔 가능성이 높으니 패스.

오히려 기시다가 감세를 추진하면서 10월 중에 중의원의회를 해산할 거라는 얘기가 돌고 있는데 그게 더 중요할 듯하다. 일본 국채는 영국 국채와 달리 대부분 국내에서 갖고 있어서 영국의 리즈 트러스와는 조금 다르지만 비슷한 꼴 날 수도.

물론, 여전히 난 못할 거라 보지만.

기시다가 내세우는 선거 캐치프레이즈가 결단과 실행(決断と実行)인데, 지가 제일 안하는 거만 모아놨다는 조롱이 넘쳐난다. 2021년에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한 게 정치인생 유일한 결단이었다는 조롱도 함께.

또한, 기시다가 자꾸 증세 얘기를 하니까 기시다가 어디 시찰을 나가서 비관료 일반인과 대화하는 사진을 올려놓고 얘한테는 세금 얼마 정도 나오겠네 하는 계산 중이라는 밈도 있을 만큼 여론이 쉽지 않다.

아무튼 이런 엔 약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냐가 여기 오는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사 일텐데 사실 동영상에서 이 부분이 가장 분량이 적다.

1시간 좀 넘는 분량의 동영상에서 10분도 안되는 분량이다.

시장 참여자들이 1달러 = 150엔은 통과점이라는 얘기는 전에 했으니 베이스로 두고, 그렇다고 계속 엔화가 약세냐고 하면 언젠가는 엔화가 강세인 시기가 언젠가는 오기는 한다. 변동 환율제니까. 라는 식의 답을 하고 있다.

또한, 달러/엔 환율 추세는 엔화 강세가 주류였던 역사라고 설명을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엔화가 강세로 가면 거봐라 내가 엔화 강세로 간다했지? 하는 (선택지가 꼴랑 두 개 밖에 없는 선택에서 오른다 오른다 기우제 지내다가 겨우 한 번 맞혔다고 나대는 "했지충"들이 꼭 나온다)경우가 있다는 걸 에둘러서 말하고 있다. 이 부분은 좀 나한테는 사이다 먹은 느낌이었다.

실제 투자는 어줍잖게 맞히는 게(운 좋게 수익) 완벽하게 틀리는 것(논리가 완벽한데 손실)보다 훨씬 낫지만 경제나 사회 현상을 분석하는 건 틀리더라도 다른 사람도 이해할 만한 논리와 근거로 당당하게 틀리는 게 낫지 않나 싶다.

나는 틀려도 당당하게 틀리겠다.

대놓고 누구를 저격하진 않지만 계~속 엔화 사세요 하면서 약파는 게 많다. 오르거나 내리거나 1/2 확률 동전던지기 수준인데 계속 오른다고 하면 언젠간 맞겠지.

근데 그것도 예측이냐 이거다. 나도 그런 식으로 하면 속이야 편하다. 아니면 엔화 약세나 강세에 덜 영향받으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일본주식을 얘기하던가...

난 일관되게 근거를 갖고 일본이 지금 정치 체제로는 경제에 답이 없고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을 내세우는 일본유신회가 정권을 잡아서 나라 자체를 뜯어고치는 대수술을 하지 않으면 엔화 어렵다.

그리고 점점 정권을 잡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보는데 이런 견해는 나만 유일하게 갖고 있는 듯하다.

카라카마 애널리스트의 전망은 내년 10월~12월 정도까지는 미국 경기가 좋을 것으로 보이는데(그로 인해 그때까지 엔화 강세가 올 일이 없어 보이는데 혹은 미국이 금리를 안 내릴 거로 보이는데 정도로 해석도 가능해 보인다.)

일본 엔화의 입장에서는 그 안에 차라리 미국 경기가 둔화되길 바라야 하는 상황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그리고 그를 기대하는 사람이 꽤 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 작은 폭탄이 핵 폭탄으로 커져서 더 큰 파국을 맞을 거로 보는데 차라리 지금 금리 팍팍 올려서 빨리 망하는 게 나아보인다.

그러면 일본은행에서 언제 환율 개입을 하냐는 것에 대한 질문은 자기 입장 상 말하기가 거시기하다는 식으로 둘러대고 있다.

사실 그게 뭐 중요한 건가 싶다. 아무리 개입을 해도 결국 시장에서 시장 참여자들이 가격을 정해서 원래대로 돌아오는데...

패널로 나온 다이와증권 수석 애널리스트는 본인은 예전에 엔화가 지금(23년 말) 쯤이면 슬슬 강세로 가지 않을까 생각했던 입장이어서 말하기가 그렇기는 한데 라는 식으로 얘기하고 있다.

이어서, 다이와증권 수석 애널리스트는 일본은행이 작년에 환율 개입을 했던 게 오히려 약이 됐다는 식으로 애기를 한다.

작년에 무력행사를 해서 올해 이번에도 개입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겨서 엔화 약세 가속화를 조금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걸 의미하는 듯하다.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이 있냐고 하는데 카라카마 애널리스트는 투자는 본인의 책임입니다. 이렇게 답했다. ㅋㅋㅋ

이어서 기시다 정부 경제 대책 5개 얘기를 다시 꺼내면서 어차피 실질 임금이 안 올라가는 상황(16개월 연속 실질임금 성장이 마이너스, 일본은행 우에다 총재도 2주 전에 실질임금이 안 올라가는 게 상당히 걱정이라고 발언했다.)이니까 정부 입장에선 본인들이 알아서 운용/투자를 잘해서 극복하기를 바라는 거 아닐까 하는 얘기를 했다.(각자도생하라는 정부)

(업계) 사람들을 만나면 연령에 따라 엔에 대한 낙관과 비관이 조금 다르기는 한 걸 느낀다고 한다. 본인들은 조금 비관적인데 자신들보다 고연령은 조금 낙관적이게 본다는 식으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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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엔화의 낙관과 비관을 확실하게 판단하기 위해서 필요한 게 일본 정치에 대한 이해라고 생각하니 연말에 나올지도 모르는 본인의 전자책을 참고하시길...